꽃이 나에게 말한다

들꽃의 시는 편하다. 시 쓰기 위해 여행하지 않는다. 시 쓰기 위해 관련 책을 읽지도 않는다. 들꽃의 시는 경험도 책도 아닌 들꽃 가슴속에 있는 감성으로 쓴다. 들꽃시는 그냥 하나의 독립된 존재물이다. 때론 이 존재물이 둥그런 공일 수 있고 네모난 상자일 수 있다. 읽는 독자가 그 안에 것을 꺼내 가면 된다. 독자는 깜깜한 밤에 까만 방에서 까만 모자를 찾아야 하는 정도의 수고를 해야만 한다. 이것이 들꽃 박청란 시의 독법이다.

책 소개

꽃을 사랑하는 박청란 시인은 들꽃으로 불린다. 들꽃은 대자연의 품안에서 여리지만 강한 생명력으로 꽃을 피워낸다. 박청란 시인의 첫 시집 『꽃이 나에게 말한다』는 마음 시린 그리움과 고독을 안으로 삭힌 들꽃의 고백이다.
그녀의 이번 시집은 회상과 추억, 그리움, 고독과 같은 가을의 정취로 가득하다. 그녀의 오랜 기억속에 간직했던 8살 단발머리 소녀가 등장하고, 싱그럽던 청춘의 시절, 남편과 오붓했던 장년의 애정, 아들딸 손자손녀로 인해 함박 웃음을 짓던 노년기의 행복이 두창리 저수지와 구봉산 자락를 배경 삼아 파노라마처럼 흐른다.

작가 정보

-경남 양산 출생
-『한비문학』 시부분 신인상으로 등단
– 〈용인문학회〉 회원
– 동인시집 : 『막차』 화암출판사
『들꽃』 하늘공원 출판사
『동행』 한비출판사

책 속으로

엄마 생일날은
진녹색이고
아버지 생일날은
연초록이라며
새끼들이 모였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손자 손녀까지
모두 다 모였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목이 터져라 웃었습니다
하얀 이가 보였습니다
어금니까지 보였습니다
목젖이 훤히 드러나도록 웃었습니다
나도 덩달아 눈이 감기도록 웃었습니다
이게 가족이지
이게 사는 거지
암, 그렇고말고
포도송이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어도 싫지 않은
돌아가는 길에 현관을 나서며 막내딸이
내 얼굴에 뽀뽀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날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가슴이 터지도록
「그날 목이 터져라 웃었습니다」 전문

출판사 서평

들꽃의 시는 편하다. 시 쓰기 위해 여행하지 않는다. 시 쓰기 위해 관련 책을 읽지도 않는다.
들꽃의 시는 경험도 책도 아닌 들꽃 가슴속에 있는 감성으로 쓴다. 들꽃시는 그냥 하나의 독립된 존재물이다. 때론 이 존재물이 둥그런 공일 수 있고 네모난 상자일 수 있다. 읽는 독자가 그 안에 것을 꺼내 가면 된다. 독자는 깜깜한 밤에 까만 방에서 까만 모자를 찾아야 하는 정도의 수고를 해야만 한다. 이것이 들꽃 박청란 시의 독법이다.

목차

1부 풀 언제 푸르렀던가
겨울 낚시
신新 라보엠
그날 목이 터져라 웃었습니다
화창한 봄날
풀 속에 자란 양귀비꽃 하나
시장이 반찬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소소한 행복
두창리 호수는 알고 있다
등을 긁으며
코스모스
11월은 꽃도 고집을 꺾는다
눈 오는 날에
세월
아침 운동 가는 길에

2부 봄 온 걸 어찌 알고
가족
아들이 오는 소리
어린 가슴
또 봄으로
엄마의 눈물
첫날밤
이만큼이면 됐지 뭐
밥빚
늙으면 걱정이 많다
진달래
달1
달2
달3
봄맞이
해 질 무렵
혼자 뜨는 달

3부 새가 묻는다
풀꽃씨
치매
해지는 겨울날
다듬이 소리
바늘구멍에 둥지를 틀며
입으로 혈서 쓰는 날
아내로 살면서
새가 묻는다
세월 무상
지는 꽃
김장 품앗이
코스모스를 보며
꽃에게 묻는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저녁 무렵
가을이 오는 소리

4부 나를 사랑해준 손
남편 손
해 깨물면 내리는 비
꽃처럼
원삼 막걸리
지난날의 소회素懷
인생은 혼자 가는 것
멍든 가슴
참새
내 구상
내 집에 들어온 자개 문갑
마지막 국화
여자의 일생
꽃 할머니
꽃잎 사랑

5부 완전 가을이구나
두창리
오늘 음력 구월 초이틀
남편
초가을
여덟 살 때 인천,
내가 살던 두창리 집
소리 없이 찾아든
명주 이불솜
포대능선
한마을 친구
도토리나무
어느 더운 여름날
동행
가지나물
꽃 심을 곳을 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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